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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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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sode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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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반대편의 여름 



여름 속으로

 

햇빛은 피부가 따가울정도로 쏟아지고, 그늘을 벗어나면 몇 걸음 못 옮기고 다시 그늘을 찾게 되는 호주의 여름이 왔다.

 

누가 그랬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그래서, 나와 내 친구들은 바다를 향해,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무작정 예약하고 우리가 살던 곳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여름 냄새를 한가득 담고 있는 바닷가에 도착해 그늘막 한켠에 자리를 잡고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을 즐기기 시작했다.

 

태닝을 하고 싶었던 친구는 태양빛이 쏟아져 내리는 모래밭에 누워 한가로이 태닝을 하고, 책을 가져온 친구는 파도소리와 바람소리를 음악삼아 독서를 시작했고, 나와 내 친구는 눈부시게 부서지는 파도를 향하여 몸을 내던졌다. 내 몸이 바다의 온도에 적응할 때 쯤, 시간은 천천히 흘러간다. 머리 위로 새들이 날아다니고 파도는 나를 바다 이곳저곳에 데려다 준다. 바다에 나를 맡긴 채, 끝을 알 수 없는 바다 속으로 잠수도 해보고, 수영을 하다보면 바쁘게 흘러가던 일상에서 벗어나 한없이 나를 내려놓을 수 있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든다. 그래서 내가 바다를 보는 것보다, 들어가는 것을 좋아하는게 아닐까 싶다.

 

정신없이 수영을 하다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가까워졌다. 약속이라도 한 듯 각자의 여름을 잠시 내려놓고 친구들과 함께 뭐 먹을지 고민을 하다 바닷가 근처에 있는 가게에서 피쉬앤칩스와 맥주를 사서 모래밭에 펼쳐놓고 간단한 점심을 즐겼다. 그리고 다시 각자의 방식으로 여름을 즐기다보니, 어느새 수평선 너머에는 노을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바다를 뒤로하고 숙소로 가기 전 우리는 동네 마트에 들러서 와인과 함께 곁들일 피자를 사서 숙소로 향했다. 가볍게 샤워를 마치고, 사온 와인과 음식을 야외 테이블에 펼쳐놓고 우리는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밤공기 내려앉은 여름의 한 페이지를 넘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마셨을까, 적당히 취기가 오르고, 배도 불렀던 우리는 와인잔을 들고 잔디밭에 누워 무심코 하늘을 바라본 우리는 동시에 와 하며 탄성을 내질렀다. 불빛 하나 없는 작은 시골마을의 밤하늘에는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처럼 별들이 하늘을 수놓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아무런 말없이 하늘을 보던 내 친구가 들릴 듯 말듯한 목소리로 오늘의 추억으로 힘든 일을 버티고 나아갈 거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더위를 피해 무작정 떠난 여행에서 힘든 일이 있을 때 추억할 수 있는 그런 기억을 남긴 거라면, 꽤나 괜찮은 여름 여행이었던 것 같다.

 

벌써 새로운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의 여름은 어떤 페이지로 기억될까 


















지인37도에 육박하던 건조한 호주의 여름
















지인이 가져온 방수 필름카메라 덕분에

여름을 더 생동감 있게 기억할 수 있었다.


















모래 속에 발을 파묻는게 더 시원하다.

















피쉬앤칩스와 마신 멜버른의 맥주



















그날의 여름 밤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

우리의 저녁식사

















황금빛 노을이 지는 바다에는 항상 누군가가 있다.














돌아갈 수 없기에 더 특별한 추억
















잔디밭에 누웠을때 보였던 밤하늘
















 

신현빈 ㅣ 사진가

@chalkak.film

 

한국에서 8571km 떨어진 도시의 평범한 순간들을

특별한 눈으로 담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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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섬머필리아님의 섬머 플레이리스트

"찰-칵 여름을 담았던 셔터소리가 떠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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