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게시판
  2. ESSAY

ESSAY

갤러리입니다.

게시판 상세
episode 05.

조회수188

추천 추천하기

평점0점





대낮의 따사로운 공기. 감사를 느끼게 되는 한낮의 여름에는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들이 있다.

순간의 기록이 반짝이는 조각이 되는 여름의 빛. 여름이 시작됨을 알리는 여름의 필수 배경음악인 없으면 서운한 매미들. 뼛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달달하고 시원한 여름 과일. 빛나는 바다와 하늘에 떠있는 새하얀 구름.

살랑이는 작은 바람결도 평소엔 아무 생각 없이 마시던 물 한 잔까지도 너무나 소중한 한 뼘짜리 여름의 조각들.

늦여름 밤의 미지근한 공기.

석양과 함께 지는 뜨거운 대지. 열기의 잔향이 떠나고서 찾아온 긴 밤을 더욱더 운치 있게 해주는 귀뚜라미의 귀뚤귀뚤 울음소리.

숨 막힐 듯 가라앉았던 대기는 아직 몸을 덥혀주지만 어느덧 얼굴에서는 상쾌한 바람이 가슴을 가득 채워 준다. 이제 조금씩 가을의 냄새가 난다.




햇님 냄새




습기 가득한 여름의 방에 무심히 들어오는 선풍기의 바람. 사각모양으로 수놓은 수박 한입으로 올해 여름의 시작을 알린다. 여름엔 햇볕에 휘날리며 춤추는 빨래들이 유독 생각이 나곤 한다. 어린 시절 나의 엄마는 햇볕에 바싹 마른 이불과 수건에서는 햇님 냄새가 난다며 한 번씩은 꼭 냄새를 맡아 보라고 하셨는데 보송보송 잘 마른 빨래에서는 편안하고 따뜻한 냄새가 났고 난 이 냄새를 매우 좋아해 자주 맡아보곤 했었다. 

 

오빠와 나는 꽤 오랜 시간 동안 빨래 냄새를 햇님 냄새라고 믿고 불렀는데 햇님 냄새가 섬유 유연제의 냄새란 걸 안 뒤로 햇님 냄새란 단어는 어디론가 홀연히 사라져 버렸고 빨래더미의 냄새도 더 이상 맡지 않게 되었다. 그런데 오늘은 유독 그 소소한 시간들이 그리워져 괜스레 빨래더미에 얼굴을 파묻어 숨을 크게 들이 마셔 본다.

여전히 좋은 햇님 냄새가 난다.















도시를 가로질러 공항으로 간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스며들기 좋은 오늘

















어떤 날도, 어떤 말도.
















간격이 허물어졌다.


















공간을 채워주는 여름의 빛.
















여름 한 모금을 머금어 본다.

















작은 파도를 따라가던 돌고래.
















창 너머의 여름.


















태안 사구에서의 여름 조각.
















김반지 ㅣ 프리랜서 포토그래퍼

@ring.kim

 

 

계원예대 비주얼아이덴티티를 전공하였으며

현재 디자인, 포토그래피 등 다양한 비주얼 아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밀번호 삭제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댓글 수정

비밀번호 :

/ byte

비밀번호 : 확인 취소

WORLD SHIPPING

PLEASE SELECT THE DESTINATION COUNTRY AND LANGUAGE :

GO
close